미국 시민권은 한 번 취득하면 영구적인 권리라고 믿어왔던 상식이 최근 급격히 흔들리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정부는 연간 최대 2,400명에 달하는 귀화 시민권자를 대상으로 ‘시민권 박탈(Denaturalization)’을 목표로 한 대대적인 단속을 예고했기 때문입니다.
더 충격적인 점은 이 단속이 불법 체류자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이미 합법적으로 귀화해 미국 여권을 사용하고, 투표권을 행사하며 수십 년간 미국인으로 살아온 사람들까지 조사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 귀화 시민권자라면 누구나 “혹시 나도 해당되는 건 아닐까?”라는 질문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오늘은 최근 변화된 법무부 지침과 함께 귀화 시민권자들이 반드시 점검해야 할 실무적인 리스크를 핵심 위주로 짚어보겠습니다.
🏠 시민권은 왜, 어떻게 박탈될 수 있을까
먼저 가장 근본적인 질문부터 짚어보겠습니다. 미국 시민권은 법적으로 박탈이 가능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능합니다.
미국 이민 및 국적법(INA) 제340조에는 시민권 박탈의 법적 근거가 명확히 규정되어 있으며, 그 핵심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시민권의 불법적 취득입니다. 이 경우 가장 위험한 점은 신청자의 고의가 없어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귀화 당시 영주권 취득 과정에 하자가 있었거나, 실제 거주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승인된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법원은 이런 사례를 “처음부터 자격이 없었던 시민권”으로 판단하며, 공소시효조차 적용되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중요 사실의 은폐 또는 허위 진술입니다. 귀화 신청서 N-400 작성 과정이나 인터뷰에서 범죄 기록, 체류 이력, 이전 신분, 군 복무, 정치·단체 활동 등을 숨기거나 사실과 다르게 기재한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시민권 승인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라면, 의도적인 누락이나 허위 기재는 곧 시민권 박탈 사유가 됩니다.
다만 반드시 기억해야 할 중요한 판례가 있습니다. 바로 2017년 연방 대법원의 ‘매슬렌잭(Maslenjak)’ 판결입니다. 대법원은 사소한 거짓말만으로는 시민권을 박탈할 수 없으며, 정부가 해당 허위 진술이 시민권 승인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직접 입증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기준은 현재까지 귀화 시민권자를 보호하는 중요한 법적 방어막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 2025~2026년, 무엇이 달라졌나
그렇다면 왜 이 문제가 지금 다시 부각되고 있을까요? 그 배경에는 2025년 6월 11일 발표된 이른바 ‘슈메이트 메모’가 있습니다.
법무부 차관보 브렛 슈메이트가 서명한 이 지침은 시민권 박탈을 법무부의 최우선 집행 과제 중 하나로 지정하고, 10가지 우선 단속 범주를 명확히 제시했습니다. 과거에는 나치 전범이나 테러리스트처럼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적용되던 제도였지만, 이제는 범위가 크게 확대되었습니다.
국가 안보 위협, 전쟁 범죄와 인권 침해, 조직범죄 연루, 귀화 당시 숨긴 중범죄 전력, 성범죄와 인신매매뿐 아니라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PPP 대출과 같은 정부 상대 금융 사기까지 포함됩니다.
특히 일반 귀화 시민권자에게 가장 현실적인 위험 요소는 의료 혜택과 관련된 정부 상대 금융 사기입니다. 메디케어나 메디케이드 혜택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그러나 자격이 없는 상태에서 혜택을 받았거나, 해당 사실을 N-400에 기재하지 않았다면 정부는 이를 허위 진술이나 금융 사기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법무부가 충분히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모든 사례”라는 포괄적 조항이 포함되면서, 정부의 재량권은 사실상 무제한에 가까워졌습니다. 이제는 “나는 강력 범죄자가 아니니까 괜찮다”라고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 첨단 기술로 무장한 ‘홈랜드 디펜더’의 추적
정부는 이 많은 사례를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요? 그 중심에는 ‘홈랜드 디펜더(Homeland Defenders)’라는 신규 수사 조직이 있습니다.
이 조직은 2025년 9월부터 총기를 휴대하고 체포 및 압수수색 권한을 가진 특별 수사관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민국은 더 이상 단순한 행정 기관이 아니라, 무장 수사 기관으로 성격이 바뀌었습니다.
이들은 ‘오퍼레이션 제너스’와 ‘세컨드 룩’ 프로젝트를 통해 수십만 건의 과거 이민 기록을 전수 조사하고 있습니다. 20년 전 입국 당시 이름 철자가 조금 달랐거나, 지문 정보가 일치하지 않는 사례까지 AI와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추적합니다.
여기에 2026 회계연도부터는 사상 처음으로 할당량 제도까지 도입됩니다. USCIS 현장 사무소는 매달 일정 수의 시민권 박탈 사건을 의무적으로 법무부에 회부해야 하며, 연간 기준으로 최소 1,200건에서 최대 2,400건에 달합니다. 과거 30년 평균이 연간 약 11건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는 전례 없는 변화입니다.
📑 한국인 귀화 시민권자가 반드시 점검해야 할 사항
지금의 상황에서 불안해하기보다는 객관적으로 자신의 기록을 점검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대응입니다.
다음의 5가지 사항을 반드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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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400 사본 재확인: 과거 제출했던 신청서에 누락된 정보나 질문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답변한 부분은 없는지 변호사와 함께 검토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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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혜택 기록 정리: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수령 당시 자격 요건을 완벽히 충족했는지 증빙 서류를 미리 확보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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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및 금융 기록 관리: IRS 기록은 도덕적 성품을 입증하는 핵심 근거입니다. 성실한 세금 신고는 최고의 방어 수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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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내 과거 기록 확인: 본인은 사소하다고 생각한 한국에서의 과거 이력이 ‘중요 사실 은폐’로 해석될 수 있으니 정직하게 공개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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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상담: 만약 조사 통보를 받거나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다면 절대 혼자 대응하지 말고 즉시 이민법 전문 변호사를 선임하십시오.
미국 시민권은 여전히 강력한 권리입니다. 그러나 더 이상 절대적인 안전지대는 아닙니다.
특히 최근 귀화하신 분들, 이민 기록이 복잡한 분들, 군 복무·범죄·체류 이력이 얽혀 있는 경우라면 과거 서류를 다시 점검하는 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이 글은 불안을 조장하기 위한 내용이 아닙니다. 현실을 정확히 이해하고, 불필요한 위험을 미리 차단하기 위한 정보입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공감과 이웃 추가로 응원해 주시고, 주변에 귀화 시민권자분들이 계시다면 이 정보는 꼭 공유해 주시기 바랍니다.
매슬랜잭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