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동산 경매 낙찰 가격

대체로 시세의 70~80% 수준

한국과 달리 경락금 대출 불가

경매물건 내부 미리 볼수없어

집 수리비 많이 나오면 낭패

명도소송 예상밖 길어질수도

 

 

 

 

‘여세추이(與世推移).’ 신년사에 주로 언급되는 사자성어로, 시대흐름에 맞추어 함께 변화해가야 한다는 의미다.

요즘처럼 하루하루가 변화하는 시기에 그 속도에 반응하지 못하면 도태되고 뒤처진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기회를 찾고 싶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바람일 것이다.

한국에서도 미국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국내 직장인을 비롯한 투자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한마디 한마디에 이처럼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제는 미국의 경제 상황에 대해서 아주 친근하게 느껴질 정도일 것이다. 위기 상황 속에서 기회를 포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는 ‘학습’이라고 단언하고 싶다. 독자들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이유도 단순 지식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학습을 통한 지식들이 머릿속에 저장돼 있다면 차후에 행동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슷한 위기가 찾아왔을 때 극복할 수 있는 행동을 위한 학습이 필요한 것이다.

이번 지면에서는 미국 부동산을 위기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기회를 찾을 수 있는 미국 부동산 경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부동산 시장이 좋을 경우는 일반적인 부동산 거래를 통해서 수익을 창출한다. 금리가 높은 시기에는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은행에 이자 납입을 하지 못하여 경매 물건들이 많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지금 미국의 경매 시장은 활황을 겪어야 하겠지만 사정은 조금 다르다. 미국 대출은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가 더욱 많고, 2020년과 2021년에 15년 고정금리는 1.50%대, 30년 고정금리는 2.5%대에 대환대출(Refinance)을 통해 낮은 금리로 대환을 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지난해 4월 이후에 대출을 받은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금리에 부담이 없기 때문에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지금 학습을 해둬야 차후 미국 부동산 압류 매물들이 나올 때 기회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경매는 대부분 대출에 대한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고 있을 때 처분을 하게 된다. 처분 순서는 쇼트세일(short sale), 차압(foreclosure), 은행매물(Real Estate Owned by Banked)이다. 경매는 차압 경매(foreclosure), 세금 경매(tax sale), 공증 경매(probate auction)로 나뉜다. 차압 경매는 집주인이 대출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채무 불이행 통지서를 받고, 수탁자 판매 통지서 이후 경매가 진행된다. 경매에서 판매되지 않을 경우 은행 소유로 회수된다. 상황에 따라 임차인이 있을 경우 퇴거소송을 진행하기도 한다.

경매는 대출원금에 따라서 입찰 가격이 시작된다. 예를 들어서 시세가 100만달러이더라도 대출원금이 50만달러라면 50만달러에 지연된 이자, 매매를 위한 클로징 비용 등을 포함하여 시작이 된다.

만약 지연 이자 및 클로징 비용이 5만달러라고 가정을 하면 55만달러에 경매 입찰 가격이 시작된다.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낙찰 가격은 시세 대비 70~80% 수준이다. 구입과 동시에 20~30%의 시세 차익이 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시세보다 낮은 가격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사람들이 미국 부동산 경매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과 달리 경락잔금대출이 불가하다.

미국은 입찰 시 현금 또는 예금수표를 준비해야 한다. 미리 입찰 금액 범위를 정하고, 그에 맞는 금액을 준비해야 한다. 입찰 금액을 75만달러로 생각했는데, 인기가 많아서 78만달러로 높여서 입찰을 하는 경우 75만달러와 함께 5만달러 혹은 1만달러씩 금액을 별도로 준비하여 상황에 맞는 입찰을 진행해야 한다.

이렇듯 입찰 시 현금을 모두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둘째, ‘현재 상태’로 구입을 해야 한다.

경매물건은 내부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고쳐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시세보다 낮은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경매와 함께 고쳐서 되파는 것이 함께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개인이 플립을 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전문가가 업무를 대행해준다. 조금만 고쳐도 되는 집이면 수익성이 높겠지만, 상황에 따라서 많이 고쳐야 한다면 그만큼 수익성이 낮아지기 때문에 내부가 어떤 상태인지는 예견하기가 어렵다.

셋째, 명도소송을 진행해야 할 수도 있다.

한국의 경매 상황에서도 이 부분은 아주 까다롭다. 이사 비용을 준다고 간단히 끝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이 부분은 명도소송을 전문적으로 진행하는 변호사와 함께하는 것을 추천한다.

명도소송이 길어질수록 금전적인 손해가 뒤따르기 때문에 이 부분도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지 모른다는 것이 단점으로 작용한다.

미국의 경매 시장도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분명히 있지만 그 안에 숨겨진 위험들도 제대로 확인을 해야 할 것이다.

지금도 여러 가지 문제로 어수선한 때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시기를 학습의 기회로 삼고, 많은 지식들을 담아둔다면 멀리서 오는 파도들을 보며, 눈앞에 다가왔을 때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행동으로 나아갈 것이다.

 

https://www.mk.co.kr/news/economy/1070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