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미국 부동산 네오집스입니다.

2025년 3분기,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가 사상 최대 규모의 현금을 보유했습니다. 그 금액은 3,817억 달러, 한화로 약 546조 원에 달하며, 이는 한 나라의 국내총생산(GDP)에 맞먹는 수준입니다.

이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 현재 시장을 바라보는 워런 버핏의 신중하고 단호한 판단이 담긴 신호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 사상 최대 현금 546조 원, 그런데 자사주는 ‘0’

놀랍게도 버크셔는 올해 9월까지 단 한 주의 자사주도 매입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워런 버핏은 주가가 저평가되었다고 판단될 때마다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주들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정책을 펼쳐왔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주가가 하락했음에도 매입을 멈추며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버크셔의 주가는 최근 6개월간 약 12%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S&P 500 지수가 20% 상승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이 하락의 가장 큰 이유는 워런 버핏의 은퇴 발표입니다. 그는 올 연말 CEO 자리에서 물러나고, 후임으로 그렉 에이블(Greg Abel) 부회장이 내정되어 있습니다.

버핏은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른바 ‘버핏 프리미엄(Buffett Premium)’, 즉 버핏에 대한 신뢰로 형성된 주가 프리미엄이 약화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워런 버핏은 2018년 주주 서한을 통해 “자사주 매입은 주가가 내재가치보다 낮고, 매입 후에도 충분한 현금이 남을 때만 진행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이번 자사주 매입 중단은 현재 버크셔의 주가가 내재가치에 비해 충분히 저평가되지 않았다고 판단했거나, 향후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해 현금을 비축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UBS는 “버크셔 주가는 내재가치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어 자사주 매입 유인이 크지 않으며, 이 같은 기조는 2026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경제

📊 실적은 오히려 호조… 순이익 17%·운영이익 34% ↑

아이러니하게도 버크셔의 실적은 오히려 개선된 모습입니다.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4% 증가한 134억 8,500만 달러, 순이익은 17% 상승한 308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보험 부문의 언더라이팅(underwriting) 이익이 200% 이상 급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하지만 실적이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주가 부진과 자사주 매입 중단은 버크셔가 현 시장을 여전히 고평가 구간으로 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 546조 원 현금, 시장을 향한 ‘조용한 메시지’

버크셔가 보유한 546조 원은 단순한 보수적 자산 운용의 결과가 아닙니다. 이 금액은 덴마크의 GDP와 비슷하며, S&P 500 상장 기업 중 480곳의 시가총액보다도 큽니다. 또한 애플이 보유한 현금의 두 배에 달합니다.

이처럼 막대한 현금은 시장 위기 시 기회를 잡기 위한 ‘전략적 전쟁 자금(War Chest)’으로 해석됩니다. 워런 버핏은 평소 “다른 사람들이 탐욕스러울 때 나는 두려워하라(Be fearful when others are greedy)”라는 철학을 강조해 왔습니다. 지금의 버크셔는 바로 이 원칙을 실천하고 있는 셈입니다.

📑 고금리 시대, 현금은 이제 ‘이자 수익 자산’

버크셔가 보유한 현금 대부분은 단기 미국 국채(T-Bills)에 투자되어 있습니다. 현재 단기 국채 금리는 약 5.4% 수준으로, 버크셔는 연간 약 200억 달러(한화 약 28조 원)의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얻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현금이 ‘움직이지 않는 자산’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고금리 환경 속에서 오히려 ‘이자를 버는 안전자산’으로 변모했습니다. 버크셔는 이러한 환경을 활용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버크셔의 현금 비중 확대는 미국 증시가 고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는 신호로도 해석됩니다. 현재 S&P 500의 주가수익비율(P/E)은 22~30배 수준으로, 장기 평균인 15배를 훌쩍 넘습니다. 또한 ‘버핏 지표(Buffett Indicator)’로 불리는 미국 전체 시가총액 대비 GDP 비율은 221%를 기록하며, 이는 2000년 닷컴 버블과 2008년 금융위기 직전의 수준과 유사합니다.

📑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투자 인사이트

버크셔의 546조 원 현금은 단순히 쌓아둔 돈이 아닙니다. 위기 시 기회를 잡기 위한 준비금이자, 버핏의 투자 철학이 응축된 결과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버크셔는 공포가 극대화된 시점에 골드만삭스와 GE 같은 우량 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막대한 수익을 거둔 바 있습니다.

이번에도 시장이 흔들리는 시점이 오면, 버크셔는 다시 한번 ‘현금이 왕(Cash is King)’이라는 명제를 증명할 가능성이 큽니다.

첫째, 시장이 과열된 시기에는 현금이 최고의 방패가 됩니다. 무리한 매수보다 유동성을 확보하고 기회를 기다리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둘째, 고금리 환경에서는 현금이 강력한 수익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안정적인 단기 채권이나 MMF를 통한 현금 운용이 실질적인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셋째, 버핏의 행보는 비공식적인 시장 경고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12분기 연속 순매도와 자사주 매입 중단은 그가 여전히 시장 밸류에 대해 신중한 시각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지금의 워런 버핏은 단기적 시장 흐름보다 ‘가치와 리스크의 균형’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그의 결정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그가 시장을 해석하는 방식입니다.

과열된 시장일수록, 냉정한 시각이 결국 가장 큰 차이를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