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한민국 경제와 성장의 핵심 동력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과 한국은행의 충격적인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2030 청년의 무려 70%가 한국을 떠나고 싶다고 답했으며, 심지어 ‘돈이 없어도 이민 가겠다’는 절박한 심경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특히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을 이끄는 이공계 석·박사 인력 10명 중 4명 이상이 해외 이직을 고려하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오늘은 대한민국 미래 성장 동력인 청년과 최정예 이공계 인재들이 한국을 등지는 진짜 구조적 이유와 이들의 최종 목적지, 그리고 이 위기를 ‘순환(Brain Circulation)’의 기회로 바꿀 수 있는 해법까지 말씀드리겠습니다.


📉 선택적 두뇌 유출: 국가 핵심 자산의 집중적 손실

지금 한국은 단순한 인력 유출이 아닌, 국가 과학기술 역량을 좌우할 ‘선택적 두뇌 유출(Selective Brain Drain)’이라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링크드인 데이터를 보면, 2015년 이후 이공계 인력이 가장 많이 유출된 분야는 바이오(Bio)와 ICT(정보통신기술)입니다. 이 분야들은 전 세계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목숨 걸고 인재를 모셔가려는 최첨단 핵심 산업입니다. 즉, 한국은 글로벌 인재 쟁탈전에서 가장 중요한 에이스 인재들을 속수무책으로 잃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유출되는 인재의 질적 수준입니다. 국내 이공계 최정예 대학인 서울대, 카이스트, 포스텍, 연세대, 고려대 출신이 해외 순유출 인력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47.5%를 차지합니다. 이는 단순 인력 손실이 아니라, 국가가 오랜 시간 투자해 육성한 핵심 자산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국제 지표 역시 한국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IMD 세계 인재 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은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으며, AI 인력의 해외 유출 규모는 OECD 국가 중 최하위권 수준입니다. 인구 대비 고급 인재 순유출 비율이 특히 높다는 점에서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납니다.

💰 돈이 전부가 아니다: 보상 시스템과 커리어 구조의 실패

젊은 인재들이 해외로 떠나려는 첫 번째 이유는 연봉 등 금전적 보상입니다. 실제 조사에서 응답자의 66.7%가 금전적 요인을 꼽았으며, 해외 연구자 평균 연봉(5억 3천만 원대)이 국내 연구자 평균 연봉(1억 8천만 원대)에 비해 3배 이상 압도적이라는 점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돈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보상 이면에는 젊은 연구자들이 자신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한국의 구조적 실패가 숨어 있습니다.

국내 연구 환경의 대다수는 연공형 보상 시스템을 따릅니다. 경력 초반에 탁월한 성과를 내더라도 보상이나 승진에서 체감 효과가 크지 않으며, 시간이 지나야 보상이 따라오는 구조입니다. 반면 해외에서는 나이보다 성과와 잠재력이 보상의 기준이 됩니다. 젊은 연구자라도 경쟁력이 입증되면 즉시 연봉과 직급에 반영됩니다. 이 차이가 청년 인재들에게는 결정적인 판단 기준이 됩니다.

실제로 조사 결과를 보면, 연봉 만족도보다도 고용 안정성과 커리어의 예측 가능성이 해외 이탈 여부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시 말해, 청년들은 돈보다도 “앞으로 내가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 보이지 않는 환경”에 더 큰 불안을 느끼고 있습니다.

🗺️ 그들이 선택한 목적지는?

한국을 떠나기로 결심한 최정예 인재와 젊은 청년들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요?

최정예 이공계 석·박사의 목적지 1위는 압도적으로 미국입니다. 미국은 단순히 높은 연봉을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인프라와 민간·학계·산업이 연결된 생태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여기에 O-1, NIW(국익 면제) 같은 고숙련 인재에게 영주권 장벽을 낮추는 국가적 전략까지 더해지면서, “경력 초기부터 시장 가치에 맞는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나라”라는 인식이 확고합니다. 실제로 미국 내 고학력 외국인 이민자 출신 국가 순위에서

한국은 인도·중국에 이어 5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해외 취업을 희망하는 일반 청년층(Z세대)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미국(1위), 일본(2위), 캐나다(3위)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습니다. 미국은 높은 연봉과 첨단 산업 환경 때문에 가장 매력적인 나라로 꼽혔습니다. 캐나다의 경우 뛰어난 워라밸, 유연한 회사 문화, 낮은 수직적 문화 등 젊은 세대가 중시하는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깨끗한 환경과 다문화적 경험도 선호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 선택은 더 이상 ‘도전’이나 ‘모험’의 영역이 아닙니다. 생존과 커리어를 고려한 전략적 이동에 가깝습니다.

해외 이민 선호 국가

🔄 인재 유출을 순환으로 바꾸려면

이 문제의 해법은 단순히 “떠나지 말라”라고 말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핵심은 유출을 막는 것이 아니라, 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첫째, 보상 시스템을 성과 중심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연공형 보상 구조에서 벗어나, 역량과 성과가 빠르게 반영되는 체계로 이동해야 합니다. 동시에 기업이 인재 양성에 투자할 경우 세제 혜택 등 명확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국내에서도 실력만 있으면 인정받을 수 있다”라는 신호를 만들어야 합니다.

둘째, 인재 유형별 맞춤형 연구·근무 환경이 필요합니다.

석사급 인력에게는 안정적인 커리어 트랙과 해외 경험 기회를, 박사급 인력에게는 장기 고용 안정성과 연구 인프라, 주거·자녀 교육 등 생활 여건까지 포함한 패키지 접근이 필요합니다. 단일 정책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셋째, 이공계가 ‘돈을 못 번다’는 인식을 구조적으로 깨야 합니다.

기술 창업, 고부가가치 산업 참여, 실패 후 재도전이 가능한 안전망을 통해 이공계 역시 경제적 성취가 가능한 분야라는 현실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민

지금 청년들이 한국을 떠나는 이유는 단순히 연봉이 낮아서가 아닙니다. 미래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한국이 오랜 시간 투자해 길러낸 인재들은 계속해서 해외로 이동할 것이고, 국가의 성장 기반은 점점 약화될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