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집을 사기 가장 좋은 계절은 언제일까.
‘수요와 공급 법칙’에 따르면 수요자가 가장 적은 시기가 수요자가 가장 우대를 받는 시기다.
그렇다면 수요자가 가장 우대를 받는 시기와, 미국의 내년도 전망은 어떨까.
미국에서 집을 사기 좋은 계절에 대한 정답을 먼저 이야기하자면 ’1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다.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이 시작되기 2주 전부터 다음해 3월 중순까지가 거래량이 줄어드는 시기다. 그래서 매년 11월부터 ‘미국 부동산 거래량 감소’라는 뉴스가 매스컴에서 단골 주제로 나온다. 이 시기를 지나 따뜻한 봄날에 맞춰 거래량이 늘어나면 다시 ‘미국 부동산 활황’이라는 주제로 매스컴에서 이야기들이 나온다.
매년 이렇게 반복되는 내용에는 틀린 것이 없다. 다만 장기적 계획이 아닌 단기적 관점에서 생각을 하면 매년 부동산 구입 시점을 놓치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의 내년도 전망은 어떨까.
내년 미국 전망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잠시 야구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야구를 볼 때 몇 번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느냐에 따라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주자가 없더라도 상위 타순의 타자가 나오면 안타를 기대하고, 주자가 있어도 하위 타순이라면 기대감은 상위 타순에 비해 떨어지게 된다.
야구에서 타자들은 안타를 치며 베이스에 출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타순은 1번부터 9번까지 각자 역할이 조금씩 다르다.
1번 타자는 공을 잘 보고, 발이 빨라서 출루를 잘하고 도루를 잘하는 타자를 배치한다. 2번 타자는 1번 타자를 2루로 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동시에 감독의 작전 능력을 잘 수행할 수 있는 타자다.
‘클린업 트리오’라고 불리는 3·4·5번 타자는 장타력이 있는, 팀에서 가장 잘 치는 사람들로 구성된다. 6·7번 타자는 대개 앞선 타자들보다 공격력이 조금 더 낮은 사람들이 배치된다. 8·9번 타자는 공격보다는 수비력이 좋은 선수들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야구에서 상위 타순에서는 기대감이 높고 하위 타순에서는 기대감이 낮은 것이 미국 부동산과 동일하다. 3월부터 10월까지는 1~5번 타자 순서로 많은 거래량과 가격 상승이 높아지는 시기다. 매도자들은 이때를 기다리고, 매수자들은 당연히 이 시기에는 높은 가격을 지불할 것이라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11월 중순부터 12월까지는 6번 타자와 7번 타자 순서다. 그리고 내년 초부터 3월 중순까지는 8·9번 타자 순서인 것이다.
지금이 만약 3·4·5번 ‘클린업 트리오’가 활약할 시기였는데, 금리가 지금 수준으로 급등했다면 미국 부동산은 가격 하락 폭이 컸을 것으로 예상한다. 안타나 홈런을 예상한 타자가 삼진으로 물러난다면 심리적 기대감에서 비롯된 상실감이 컸을 텐데, 지금은 다행히 6번 타자와 7번 타자 순서로 하위 타선으로 변경된 시점이다. 동시에 12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에서 0.5%포인트 금리를 올리고 내년 초에 추가 금리를 인상 이후에는 내려갈 것이라는 것이 시장의 기대 심리다.
이로 인해 차라리 지금처럼 거래량이 적은 시기에 금리가 인상되고 인플레이션이 진정된다면 내년에는 금리가 낮아지고, 미국 부동산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온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부동산 전망을 한다면 어떤 결론이 나올까.
미국공인중개사협회(NAR·National Association of Realtor)에서는 대출 금리가 7%로 유지가 된다면 2023년도 미국 주택 가격의 하락을 겪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포브스(Forbes)에 따르면 내년 시장은 약 5% 가격 하락이 있을 수 있지만 주택 재고 이슈, 대출 금리 조정으로 일부 지역은 오히려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JP모건은 부동산 종류에 따라 전망을 내놨다. 다가구(Multifamily) 부동산은 현재 공실률이 최근 5년 동안 가장 낮은 4.4% 수준에서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상업용 부동산 중에서는 e커머스(전자상거래)와 연관된 물류창고 등은 소매 매출에서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도 20% 미만인 만큼 성장의 여지가 아직 있기에 적어도 10년 동안은 물류 산업, 물류 창고에 순풍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와 같은 전망들은 내년 대출금리가 현재보다 높아지지 않는다는 점에 기반을 두고 있다. 실제로 미국 기준금리는 꾸준히 오르고 있지만 30년 고정 대출금리는 최근 두 번 큰 폭의 하락이 이뤄졌다.
12월 FOMC 이후 2023년도 금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겠지만 자명한 것은 한쪽 방향으로만 치우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오르면 내리고, 내려가면 오르는 것이 이치다.
대출금리가 크게 상승했음에도 미국 부동산 가격이 큰 폭의 하락이 없다는 것은 재고량의 문제, 낮은 금리도의 대출 대환(리파이낸싱·Refinancing), 높은 수준의 자기 자본 투자, 그리고 부동산 가격 상승의 기대감이 낮은 시기에 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미국 부동산은 야구의 7번 타순을 지나고 있다. 내년 1번 타순이 올 때까지 시장 상황을 잘 지켜보다 보면 분명 좋은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숨고르기 들어간 美 부동산 … 언제든지 매수 기회는 온다 [줌 인 해외부동산] – 매일경제 (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