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우려

대출금리도 오르며 시장 싸늘

일각선 저가매입 기회로 판단

펀드 조성해 상업용 건물 투자

9월 FOMC 결과 눈여겨봐야

 

사진설명

미국 부동산 투자 시장의 한 축인 LA 시내 전경. 매경DB

 

 

글로벌 경제는 모두가 함께 걷는 것이 맞는가. 아니면 각자의 길을 따로 걷는 것이 맞는가.

 

뜻이 맞는 국가들은 함께하고자 할 것이지만, 각국의 이익에 따라서 그 조합은 매일매일 변경되고 있다. 커플링(동조화·Coupling)과 디커플링(탈동조화·De-Coupling)을 이야기하며 서로의 편에 줄을 세우며 세력을 늘려가고자 한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과의 디커플링에 대해 이야기하며 기후나 인플레이션 등 이슈에서는 함께 의견을 조율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반도체 등 특정 분야, 특히 안보 분야에 대해선 중국과의 협력보다 별도로 관리하겠다는 디리스킹(위험 완화·De-Risking)을 이야기했다. 이처럼 패권국을 다투는 입장에서는 커플링과 디커플링을 동시에 진행하기도 한다.

 

잠시 중국의 부동산 시장을 둘러보겠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중국의 부동산발 불안감에 지난 21일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연 3.45%로 0.1%포인트 인하했다. 5년 만기 LPR은 연 4.2%로 기존 금리를 유지했다. 금리를 인하·동결한 배경에는 부동산과 금융업계들의 기업 디폴트(채무불이행·Default) 위기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경기 부양책으로 금리 정책을 펼친 것이다.

 

최근 미국 대형 부동산 개발 업체 컨트리가든의 디폴트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개발사인 소호차이나는 세금을 미납했다. 소호차이나는 주로 사무용 빌딩에 집중했는데, 코로나19 영향으로 전 세계 오피스 상권이 무너지면서 소호차이나 역시 직격탄을 맞고 세금 미납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소호차이나는 토지 부가가치세와 연체료 등으로 19억8600위안(약 3640억원)을 체납했다. 앞으로 은행 차입금까지 상환하지 못할 수 있다는 기사도 나온다.

 

또 중개 수수료를 미납하고 세금을 연체하는 업체가 생겨나고 있다. 홍콩 부동산 중개 업체 센탈린의 중국 선전 자회사는 헝자, 바오넝, 자자오예 등 여러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로부터 총 10억위안(약 1830억원) 이상의 판매 수수료를 지급받지 못했다.

 

2021년 말 디폴트를 선언한 대형 부동산 업체 헝다는 지난 17일 미국 뉴욕 맨해튼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법 15조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헝다는 홍콩에서도 수수료 미지급으로 고소를 당했으며, 부동산 중개 업체는 헝다를 상대로 미지급 수수료를 지급하라는 소송을 홍콩 법원에 제기했으나 결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이제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을 살펴보면 미국 부동산은 금리에 모든 관심이 집중돼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대부분이 7월 회의에서 하반기에 추가로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에 동의했다는 7월 FOMC 회의록이 발표되면서 미국 부동산이 반등할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플레이션 속도 때문에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기준금리는 5.25~5.50% 로 25bp 올렸다. 기준금리가 가파른 상승을 보이자 대출 금리 또한 급등하며 매수자는 대출을 통한 부동산 매입을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상업용 부동산은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고 재택근무로 사무실 수요가 급감했다. 올해 1분기 미국 주요 도시의 사무실 공실률은 평균 17.8%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 4분기보다 5.6%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 공실률은 29.4%, 휴스턴은 23.6%, 워싱턴DC는 20.3%다. 오피스용 부동산의 가치가 낮아지자 은행들은 재융자를 꺼려하고 있다. 재융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오피스 건물 소유주들은 낮은 가격으로 매각하려다 보니 가격 하락폭을 더욱 키우고 있는 것이다. 상업용 부동산 소유자가 채무불이행을 겪거나 대출을 상환하지 못해 대출 기관에 압류된 부실 상업용 부동산은 2023년 2분기 80억달러(약 10조 7096억원) 규모로 증가했다.

 

 같은 부정적인 뉴스도 많이 나오고 있지만, 이러한 시기가 투자 기회라는 생각에 월가에서는 신규 펀드를 만들어 가치가 하락한 상업용 부동산을 매입하려고 하고 있다.

 

내년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 규모는 1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상업용 모기지 시장 연체율이 지난달 4.41%로 전월 대비 0.51%포인트 증가했고, 오피스 대출 연체율은 4.96%로 2018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규 펀드들은 이 중에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 것을 대상으로 부실 자산을 매입하기 위해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이다.

 

미국 중소 은행에 대한 신용 강등도 어두운 미국 부동산 상황의 한 면을 보여준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 위험이 크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중소 은행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과 추가적인 하향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부동산을 보면 공통점은 상업용 부동산 중에서도 오피스용 부동산에 집중 투자했던 곳은 디폴트 우려가 높다는 점이다. 반면 상업용 부동산 중에서도 물류창고, 데이터센터 등에 투자한 곳은 오히려 가치가 더욱 올라가고 있다. 금리 인상에 대한 양국의 방안은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방향대로 인하·동결 혹은 인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과 중국의 부동산은 같으면서도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중국발 부동산 위기는 미국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이다. 미국은 금리가 인하되면 자연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매수자로 가득 찰 것이고, 바로 상승 국면에 진입한다는 것이 우세한 입장이다.

 

미국 부동산 전망을 예측할 때 중국 부동산 기사보다 9월 FOMC에 비중을 두어야 하는 이유다. 지금의 미국 부동산은 금리에서 원인과 결과를 찾아야 한다.

 

중국발 부동산 위기, 美에 영향 적을 듯…반등의 열쇠는 ‘금리’ [줌 인 해외부동산] – 매일경제 (mk.co.kr)